"선배님이 자랑스럽다" 감동 안긴 공기업 정년퇴임식 송사

서울교통공사 2017년 정년퇴임식 눈길

기자뉴스 기자 | 입력 : 2017/12/30 [18:41]
▲ 공연     © 기자뉴스

 

30여 년을 다녔던 공기업 정년퇴임식장에서 노사 대표가 나와 격려를 했고, 후배의 송별사와 정년퇴직자의 퇴임사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바로 30여 년간 근무를 하고 떠난 정년퇴임식에서 느낀 점은 정년퇴임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길라는 사실이었다. 수도권에서 15000여 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퇴임식이 열렸다.

 

28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광개토관)에서 열린 ‘2017년 서울교통공사 정년퇴임식에서는 가수 공연과 오찬이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사장 김태호)는 지난 5월말 서울시 산하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를 통합했다. 15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최대 인력의 수도권 공기업이다. 특히 한국 공기업 중 세 번째이고, 전 세계 도시철도 운영기관 중 3위권에 든 글로벌화 된 회사이기도 하다.

 

올해 서울교통공사 정년퇴직자는 588명이었다. 이날 가족과 부부동반으로 1200여 명의 가까운 분들이 퇴임식을 찾았다. 통합 후 최초 정년퇴임식이라서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노사 대표가 함께 인사말을 했고, 송사와 퇴임사도 이어졌다. 최고경영자인 사장은 좀 더 좋은 곳으로 모시지 못한 미안감을 표했고, 노조위원장들은 ‘30여년을 근무한 선배들에 대한 존경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송사를 낭독한 한 직원이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고, 퇴임사를 한 선배는 인생의 2막을 열겠다고 했다.

 

먼저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인사말을 했다.

 

정년퇴임식을 서울시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모시고 싶었다.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도 알아봤지만 정년인원이 많아 성사되지 않았다, 정년퇴임을 하고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실 텐데, 퇴임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퇴임 이후에도 공사 가족으로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지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 퇴임하신 모든 분들이 항상 건강하시고 건승하고, 가족과의 행복이 깃들길 빌겠다.”

 

▲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임원과 최병윤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송별사를 끝내자 박수를 치고 있다.     © 기자뉴스

 

노조위원장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먼저 최병윤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이 격려사를 했다.

 

매년 정년퇴임식이 열리지만 올해처럼 듯 깊은 자리를 가지고 제대로 행사를 하는 것이 처음인 것으로 기억된다. 떠나신 분들에게 최대한의 예의와 성의를 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선배님들이 24시간 철비 철비를 하면서 어려운 세월의 무게들을 선배님들이 바꾸어 놓으셨기에 후배들이 그나마 지금처럼 좀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배님들의 노고와 열정과 노력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선배님들이 살아왔던 삶을 이어받아 우리 후배들 또한 선배님들과 함께 해왔던 좀 더 나은 서울교통공사를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다. 그간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어 권오훈 5678도시철도공사노조위원장도이 격려사를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한국공기업 중에 세 번째로 큰 회사이다. 전 세계 운영기관 중에서 3위권 안에 드는 글로벌한 회사가 됐다. 이런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기까지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선배님들께 후배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 조사에 의하면 한 작장에서 20년간 근무하고 떠난 퇴직자들이 15~17%이고, 30년 이상 근무한 분들이 7%라고 한다. 7%안에 들었던 여기 계신 분들이 진정한 인생의 승자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김철관 서울메트로노조위원장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청년같이 느껴진 선배님들을 보내려고 하니 마음이 무겁다. 오늘 선배님들이 퇴직하는 환송연의 자리이지만 한편으로는 뜻 깊은 회갑연이기도 하다, 과거 선조들은 회갑연을 중시해 왔다. 잘 먹고 건강한 삶을 유지한데다가 의료 기술의 발달과 100세를 준비하는 시대가 되었기에 회갑연을 하는 경우가 없다. 하지만 오늘 정년퇴임 환송 행사를 선배님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회갑연으로 부르고 싶다. 남편을 직장에 보내기 위해 따뜻한 아침밥을 해줬고, 설거지며 집안청소며 자식들을 키우는데 엄청 고생을 했다. 이런 의미에서 내조자 사모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자.” 

 

▲ 서울교통공사 정년퇴임식     © 기자뉴스

 

후배 대표로 선배들을 보내는 마음을 담아 홍보실 박윤미 대리(2007년 입사)가 송사를 하며 눈물을 연신 보였다.

 

떠나는 길목에 서 있는 선배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또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시간에 제가 서울교통공사 임직원을 대표해 선배님들 위한 송별사를 낭송하는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다. 청춘을 다해 평생을 몸담은 직장을 떠나는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질 않을 것 같다. 서울지하철이 개통한지 74년부터 지금까지 선배님이 걸어오는 길이 곧 서울지하철이 달려온 길이었다. 선배님의 노력으로 개통 후, 단 하루도 멈추지 않고 시민의 발로 그 소명을 다할 수 있었고, 선배님의 부지런한 손길 속에 시민들은 활기차게 시작하고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선배님의 노고와 헌신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그간 일구어 놓은 역사에 해가 되지 않도록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 선배님이 자랑스럽다.”

 

이어 정년퇴직자를 대표해 전략사업실 김종태(1) 실장이 퇴임사를 했다.

 

“20~30대의 젊은 시절에 우리공사에 입사해 강산이 서너 번 변하도록 오로지 회사의 발전과 고객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많은 선후배 동료들의 성원과 진심어린 격려 속에서 큰 어려운 없이 보람을 찾으며 지낼 수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스러운 퇴임식을 맞이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오늘이 있을 때까지 오랜 시간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내조해 주신 가족 여러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오늘의 퇴임이 한동안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를 거역할 수 없기에 이제부터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여는 희망의 인생 2막을 시작해 보려 한다.”

 

▲ 팝페라 가수 파일럿 공연     © 기자뉴스

 

정년퇴직자들은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눴고, 공연과 오찬을 즐기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588명의 퇴직자들의 직장 생활모습을 담은 사진 영상이 소개됐고, 공로패와 꽃다발 수여, 시장 표창이 전수됐다. 3인조 혼성 팝페라 가수 파일럿의 공연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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