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와의 소통, 의문형 대화로"

[서평] 박미자 교육학 박사의 '사춘기, 기적을 부르는 대화법'

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 입력 : 2023/01/21 [18:14]

▲ 표지  © 기자뉴스


아직 성인은 아니지만, 성인으로 발돋움하는 시기를 사춘기라고 한다. 만 9세부터 16세까지를 통상 일컫는다. 

 

아이와의 갈등과 말다툼.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 경험을 했을 법하다. 그럼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행복하게 자녀와의 관계를 맺는 소통 방법은 없을까.

 

박미자(교육학 박사)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이 펴낸 <사춘기, 기적을 부르는 대화법>(2022년 6월, 북 멘토)은 부모와 사춘기 자녀들의 소통 기술을, 여러 사례를 들어 전하고 있다.

 

이 책은 자녀와의 관계를 바꾸는 대화법, 사춘기 자녀의 특징을 반영하는 대화법, 자존감을 높이는 대화법,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법 등을 통해 사춘기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자신의 생각을 대화로 표현하고 풀어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나 할까.

 

"부모가 사춘기 청소년을 대하는 태도와 대화 방식은 어린 시절처럼 그저 일방적으로 보호하고 감싸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서로 생각을 존중하고 의견을 경청하는 대화법으로 대등한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 본문 중에서

 

이를 위해 부모들이 명령형 대화에서 의문형 대화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돌려 말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직접 소통을 해야하고, 부모의 생각이나 경험을 추측하거나 단정하지 않는, 사실을 중심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왜 그랬어?'보다 '어떻게 할까? 어떤 점이 힘들었어?' 등으로 아이의 생각을 묻고 이해하기 위한 질문,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명령형 언어는 부모가 자녀를 노예로 기르는 언어이고, 의문형 언어는 주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언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친구 간의 상대방을 때리는 것은 물론,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도 폭력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일깨워 줘야한다. 물리적 압력이나 상대방이 싫어하는 말이나 몸짓, 손짓, 발짓, 눈짓 등 특정한 표현행위를 일방적으로 반복하는 것도 폭력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이다." - 본문 중에서

 

'너를 위해서'라는 말로 부모와 교사가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변명하면 안 된다. 세상에 '사랑의 매'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아이를 귀하고 정중하게 대하는 것이 '사랑'이고, 매는 '폭력'이라는 점도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아이와 대화할 때 사실을 중심으로 상황을 인정하는 대화를 하게 되면 듣는 사람의 감정도 누그러지고, 자신이 공격받았다는 느낌보다는 상대방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말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사춘기가 되면 이전까지 부모의 의견에 토를 달지 않고 잘 따르던 아이가 자기 주장을 내세우며 도전과 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과 자신과 동일시하는 경향 때문에 친구들을 좋아한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그래서 부모가 훈계를 할 때도 1분 이내로 끝내야 하고, 1분 후의 말에는 의미를 갖지 않고 '잔소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여기에서 부모들이 유의할 점은 '내 아이의 인생의 주인은 부모가 아니라, 아이 자신'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한 사춘기 청소년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는 위험한 행동이나 술, 담배, 약물 등에 대한 거름 장치가 약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들을 빠르게 학습하고 흡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술이나 약물 중독은 인간의 기억력을 약화시키고, 평상시의 자기 판단이 아니라 취하고 중독된 상태에서 행동하게 만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평상시에 말해 줘야한다. 청소년은 사회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유해 환경과 유해 물질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규칙이나 안전망을 마련하는 문제에 대해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 본문 중에서  

 

사춘기 청소년기는 생애 통틀어 외모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 연예인들의 외모를 흉내내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 난데없이 아이에게 '나 성형해 주면 안될까?' 또는 '명품을 가지고 싶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떨게 해야 할까. 

 

'그건 안돼'라든가 '그건 잘못이야'라고 넘어가기보다는 이런 문제를 아이와 함께 생각해보고 대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자기 집 경제 사정도 알고 있고, 세상 일에 대해서도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이의 말과 생각에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하면 생각이 깊어진다. 그리고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면 서로 애정도 깊어지고 신뢰감을 높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그럼 용돈을 어떻게 줘야 할까. 가족 전체회의에서 방식과 금액, 지급시기를 정하는것이 좋다. 하지만 용돈이라는 명칭을 '기초생활 보장비'로 바꾸고 정기적으로 지급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기초생활 보장비'는 아이의 권리이기에,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부모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깎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 박미자 교육학 박사는 서울 공항중학교, 인천 청천중학교 등 30여년 간을 교직에 몸을 담았다. 청소년 생활문화마당 내일 대표이사, 서울교육청 '학부모 문화 예술대학' 기획 운영자로 활동했다. 현재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한국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수석연구원, 행복한 지요일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중학생, 아빠가 필요한 나이> <부모라면 지금 꼭 해야 하는 미래 교육> <우리 아이를 살리는 신토불이 육아법> <시대를 읽는 교육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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