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선택, 국립수목원 광릉숲 산책

고모리 유기농채소 사고, 수목원 산책로 걸었다

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 입력 : 2024/08/18 [15:28]

▲ 국립수목원  © 기자뉴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입추가 지났지만 열대아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무더위를 시키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경기도 포천 소흘읍 국립수목원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

 

17일 오전 11시 서울에서 승용차를 타고 1시간 여를 가니, 배가 고파 소흘읍 직동리에 있는 산야초와 나물 음식을 잘하는 식당에 들렸다. 이곳 주메뉴인 보리밥과 청국장과 나물이 입맛을 자극했다. 보리는 쌀의 16배, 밀의 5배 정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효식품인 청국장은 황산화물질, 항암물질, 면역물질 등이 풍부해 우리나라 장류 중에 으뜸가는 음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보리밥과 청국장, 나물 등으로 배를 채운 후, 인근 고모리저수지로 향했다. 농부들이 직접 기른 유기농산물을 파는 고모리저수지 광장(고모호수공원)에 들어서니, 섭씨 34도의 뜨거운 햇빛이, 땀으로 온몸을 적시게 했다. 이곳 천막 부스에서 물건을 파는 농부들도 더위에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 고모리호수공원 저수지 분수대 © 기자뉴스

 

고모리저수지 광장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 장터가 열린다. 저수지 중간 분수대는 물을 힘차게 뿜어내며 위용을 자랑했다.

 

날씨가 너무 더운 탓인지 평소 같으면 오리배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이날 저수지 안에서 오리배를 타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저수지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도 거의 드물었다. 이날 채소 부스에서 농부들이 재배한 토마토, 호박, 호박줄기, 모닝글로리(공심채), 감자 등을 샀다. 유기농 채소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입을 했던 채소를 승용차 트렁크에 가득 싣고, 지근거리에 있는 전통한옥 ‘민들레울’이라는 한식 식당에 들렸다. 그리고 마당 옆 카페에 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얼음이 둥둥떠있는 차가운 차를 주문해 천천히 마셨다. 고지대에 형성된 민들레울은 한옥 식당과 카페로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 바라본 인근 산 등 주변의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 전통한옥 식당 '민들레울'  © 기자뉴스


30여분 정도 차를 마시고, 국립수목원으로 향했다. 소흘읍 직동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곧바로 둘레길 산책에 나섰다. 직동리 입구를 지나자, 자물쇠 모형의 하트 디자인으로 돼 있는 설치 예술작품이 나왔다. 그곳에서 사진을 촬영한 연인들이 보였다. 이곳을 지나 산책로와 나란히 펼쳐진 냇가를 바라봤다. 먹이를 잡기 위해 물가에 서 있는 왜가리가 왠지 애처롭게 보였다. 그곳 맑은 시냇물에서 비친 햇빛이 눈을 부시게 했다.

 

둘레길을 걸으며 쭉쭉 뻗은 나무에 매료됐고, 웽웽대는 매미 소리가 귀를 자극해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산책길과 나란한 도로는 광릉 숲길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모든 차들이 30km로 운전을 해야 했다. 직동리에서 10여 분 걸었을까. 국립수목원 정문이 보였다.

 

▲ 광릉숲 산책로  © 기자뉴스

 

주차장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매표소 입구 맞은편 의무실 건물 밖에는 이곳 수목원에서 공무수행을 위한 1인용 녹색 삼륜 경차가 눈길을 끌었고, 수목원에 놀러 온 한 아이가 차와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도 보였다. 무더위에도 이곳을 관람하러 온 가족, 친구, 연인 단위의 관람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수목원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모든 요일은 관람이 가능하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해야 하며, 승용차를 가지고 오지 않는 분들은 당일 입장료(성인 1000원)를 내고 관람할 수 있다. 이곳 남양주, 포천시 등 주민들은 입장료가 무료이다. 우리나라 국유림인 국립수목원은 세계 100대 명품 숲으로 산림청에서 지정 관리하고 있다.

 

▲ 국립수목원 입장 정문  © 기자뉴스

 

국립수목원 광릉숲 정원은 56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천연림과 주변을 둘러싼 인공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어나무 군락지, 졸참나무 군락지 등 천연림 1192ha와 전나무군락지, 잣나무 군락지 등 인공림 988ha이다.

 

전체 2425ha 면적에 자생식물, 자생버섯, 선태류, 지의류, 동물(4376종) 등의 생물상이 존재한다. 광릉숲은 2010년 6월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광릉숲정원은 광릉요강꽃, 광릉골무꽃, 광릉민땀버섯, 공릉등에 등 광릉숲에서만 서식하는 42종의 자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광릉요강꽃은 우리나라 난초 중 가장 꽃이 크고 화려하다. 4월 5월에 이곳 수목원에서 볼 수 있단다.

 

그럼 광릉숲의 천연기념물은 무엇이 있을까. 까믹딱다구리, 원앙, 황조롱이, 참매 등 조류 18종과 하늘다람쥐(포유류 1종), 장수하늘소(곤충 1종), 남생이(파충류1종) 등 21종의 동물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다. 여기서 장수하늘소는 천연기념물 제218로 지정돼 있고, 지구상 하늘소 중에서 오래된 곤충이다.

 

▲ 국립수목원 정문 앞 쉼터     ©기자뉴스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워 수목원 매표소 맞은편 쉼터에 들어가니, 통나무로 실내가 잘 꾸며져 있었다. 실내는 의무실과 숲해설실, 산과 들에서 만나는 나비와 나방, 한국의 희귀식물, 새와 둥지 등의 설명이 돼 있었다. 물론 냉방시설이 잘돼 충분히 시원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수목원에서 산책로를 따라 세조대왕 묘가 있는 광릉(세조와 정희앙후릉)으로 향했다. 산책로는 숲이 잘 우거져 그늘을 제공한 탓에 제법 걸을만 했다.

 

가는 길에 도깨비와 요정들의 숲에 들려 외나무다리 걷기, 도깨비집 관찰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들을 위해 조성해 놓은 정원이었다. 정원은 가벼운 탐험과 관찰을 하며 숲, 자연, 나무, 풀, 꽃들이 생명과 영혼을 가진 친구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 광릉숲으로 가는 냇물과 도로 그리고 산책로. 한 아이와 어머니가 함께 산책로를 걷고 있다.  © 기자뉴스


도깨비 정원을 관람하고 이곳을 나와 걸었다. 조금 가니 기념사진 포토존이 잘 꾸며져 있었다. 포토존에 앉아 사진을 촬영했다.

 

이곳은 가을이면 단풍 숲과 함께 어우러진 시냇물이 장관을 이룬다는 점이다. 광릉에 도착해 잠시 산책로 휴게공간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직동리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중간 수목원 쉼터에 다시 잠시 들려 더위를 시켰고, 이곳에서 나와 직동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 40분, 바로 서울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배가 고파, 경기도 남양주 별내면 덕릉대군묘 주변인 ‘목향원’이라는 식당으로 가, 채소쌈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 목향원  © 기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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