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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의 명예회복 시급하다
정호승, 박범신, 정여울...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 청산을 기대하며
 
기자뉴스 기사입력  2017/05/15 [23:51]
▲ 2015년 8월 29일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 표현의 자유 특별위원회 <표현의자유 피해신고센터> 현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 등 언론단체 대표자들, 현 민주당 유승희 의원, 주중대사로 내정된 노영민 전 의원.     © 기자뉴스

 

Blacklist, 즉 블랙리스트는 이른바 경계를 요하는 사람들의 목록이다. 권력 또는 특정집단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살생부이다. 

 

지난 해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충격적이었다. 이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에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야당 대선 후보인 문재인과 박원순을 지지한 문화예술인, 2014년 4월 16일 비극적인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해서 정부의 졸속적인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에 대해서 정부 지원을 배제하거나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비밀스럽게 작성, 관리한 명단이다. 

 

국정농단 조사 과정에서 언론 등에 의해서 공개된 블랙리스트에는 모두 9,473명의 문화예술인 명단이 기재되어 있었다. 이 블랙리스트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 하에 작성돼 문체부 등 산하 기관에 의해 집행, 관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 4월 26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정부에 비판적인 문인,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블랙리스트 명단에 박범신 작가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예술인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 등 청와대가 주도해 좌파 성향 문화·예술인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려고 만든 이른바 ‘블랙리스트’ 명단이 첨부되면서 그 실체가 공식 확인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민간단체 보조금 TF’ 등을 통해 블랙리스트 대상으로 관리한 문예계 인사는 8000여 명, 단체도 3000여 곳에 달했다. 실제 수사 결과 피해가 확인된 사례는 문화·예술인 142명을 포함해 총 374건에 달했다.

 

동아일보의 블랙리스트 전체 명단에 따르면 김 전 실장 등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문예기금 지원 대상자 선정 심사위원으로 추천받은 인사 중 19명을 ‘위촉 불가자’로 낙인찍었다. 여기에는 시인 정호승, 정끝별, 김사인 씨, 문화평론가 황현산, 방민호 씨 등 거물급 문인이 대거 포함됐다. 예술위가 각종 지원사업 대상자 선정을 위해 운영하는 심의위원 후보자군에서도 강은교, 박범신, 윤대녕, 은희경, 정여울 씨 등 유명 소설가와 시인 48명이 ‘불온 작가’라는 딱지를 달고 배제됐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 5월 8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한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기자뉴스 자료사진

 

지난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청산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블랙리스트 청산과 함께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로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문화예술계는 이제 숨통을 트게 됐다. 이들은 앞서 언급된 정호승, 박범신, 정여울 씨 등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로 문학예술창작 활동을 탄압받은 문인, 예술가들에 대한 문재인 새 정부의 명예회복 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에서 문화부로 내려보냈다는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내 이름이 보인다. 세월호 관련 성명서 때문이다. 스스로 앞장서 예인들을 적으로 돌리는 시대착오적인 자들을 일꾼으로 거느린 대통령이 불쌍타!”

 

박범신 작가가 지난 2016년 10월 12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질 무렵 블랙리스트에 거명되자, SNS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질타한 소리다.

 

이제 '시대착오적인 자들을 일꾼으로 거느린 대통령'의 시대는 끝났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라는 문화예술인들을 블랙리스트로 탄압하고, 끝내 퇴장의 무대에서조차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을 30년간 밀봉해 버리는 이상한 정부의 뒷끝 작렬이 두 번 다시 재연돼서는 안 된다. 

 

식판을 스스로 들고 배식을 받는 대통령, 북 미사일 발사에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는 대통령, 아이들이 있는 학교로 직접 찾아가서 미세먼지 대책을 쉽게 설명하는 대통령,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나선 대통령, 5월 15일 스승의 날에 기간제 교사의 순직 처리를 지시한 대통령, 바로 '일꾼다운 든든한 대통령을 거느린 국민'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지난 시절 문화예술인들을 옭아맸던 블랙리스트의 형벌을 끝장내고 시급히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 조치에 나서야 한다. 세월호 참사, 국정교과서 파동 등 박근혜 정부의 무수한 잘못에 맞서 진실의 목소리, 작가, 예술인으로서의 지조를 잃지 않았던 블랙리스트에 갇혔던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인들을 다시 그들의 원래 자리로 세워 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거는 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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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5 [23:51]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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