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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은 왜 박범신의 시 '밀물'에 눈물 흘렸나
양정철 전 비서관.정청래 전 의원, 박범신 작가 시 밀물 공개 사연
 
기자뉴스/이준희 기자 기사입력  2017/05/26 [10:26]

 

▲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정청래 전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양정철 전 비서관은 박범신 선생이 보내준 시 <밀물>을 읽고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 기자뉴스

 

"오늘 박범신 선생이 나를 위해 시 한 편 보내셨는데 눈물이 나더이다. 우리, 이렇게 눈물로 이 정권을 지킵시다." - 2선 후퇴를 선언한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5월 16일 밤 정청래 전 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중에서.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겠다며 홀연히 문재인 대통령 곁을 떠난 '문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눈물을 흘렸다며 공개한 박범신 작가의 시(詩) <밀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범신 작가는 지난 2015년 5월 1일 세월호 시행령 선언에 동참한 이후 박근혜 정권에 의해 '불온 작가'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히며 이후 일베 등으로부터 집중 타깃이 되었다.  

 

박범신 작가의 시 <밀물>은 양정철 전 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공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하고 극히 일부 지인, 기자들에게 보낸 2선 후퇴의 변이 알려지자 양 전 비서관을 위로하기 위해서 보낸 시로 알려졌다. 

 

박범신 작가의 이 시는 지난 17일 정청래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SNS 상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 기자뉴스

 

정청래 전 의원은 "양정철 형에게"라는 페이스북 편지를 통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다는 소식을 몇일전에 들었다"며 "정말 깜짝 놀라고 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어젯밤 저에게 보낸 형의 문자를 받고 저도 눈물이 났다. 이심전심이랄까. 눈물 흘리고 있을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며 "형의 아름다운 퇴장이 그리 길지않은 일시적 자유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형의 문자를 공개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양 전 비서관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정 최고, 지나간 세월이 눈물만 나는구료. 남들은 몰라도 우리는 알잖소. 그 아련한 추억을. 우리 참 잘 왔소. 정말 고맙소. 최근 내 문제 옹호도 눈물나게 고맙소. 은혜 잊지 않으리다. 이렇게 밀어주며 끌어주며 갑시다. 오늘 박범신 선생이 나를 위해 시 한 편 보내셨는데 눈물이 나더이다. 우리, 이렇게 눈물로 이 정권 지킵시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이에 박범신 작가가 자신에게 문자로 보내온 시 <밀물>을 첨부했다.  

 

<밀물>  

 

봄꽃의 밀물 황홀하네  

저 밀물에 섞이지 못한  

당신, 혹 쓸쓸하신가  

 

상심할 거 없어  

여름꽃 가을꽃도 있고  

겨울에 피는 꽃도 있는걸  

 

당신은 겨울꽃 눈내리는  

절세의 어느 모퉁이에서  

고고하게 홀로 피고 말거야  

 

그게 당신 스타일.  

 

▲ 김어준의 파파이스 146회(5월 19일)에 출연해 양정철 전 비서관과 박범신 작가의 시 <밀물>의 사연을 공개하고 직접 <밀물>을 낭독하고 있는 정청래 전 의원.     © 김어준의 파파이스 캡쳐

 

양정철 전 비서관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정청래 전 의원은 5월 17일 오전 이 문자메시지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5월 19일 김어준의 파파이스 146회(https://youtu.be/omv-HCgMSVU) 방송에 출연해 그 숨은 사연을 공개하며 박범신 작가의 시 <밀물>을 직접 낭독했다.  

 

박범신 작가는 2016년 6월말 문재인 대통령의 부탄 행에 양정철 전 비서관과 함께 동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시행령 선언 등에 동참한 박범신 작가의 작품에 평소 깊은 관심을 가졌고, '부탄 전문가'로 알려진 박범신 작가와 동행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 보수 언론과 일베 등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박범신 작가의 부탄 행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인신공격과 '마타도어'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세월호 작가 선언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의 부탄 행으로 인하여 보수세력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박범신 작가와 부탄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수행했던 양정철 전 비서관에게 박 작가의 시 <밀물>은 각별한 교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으로 보인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앞서 2선 퇴진을 결심하며 정청래 전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오늘 박범신 선생이 나를 위해 시 한 편 보내셨는데 눈물이 나더이다."라며 "우리, 이렇게 눈물로 이 정권 지킵시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박범신 작가와의 인연과 함께 그의 뜨거운 격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 2016년 7월 4일 부탄에서 트래킹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박범신 작가의 모습. 이런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자 당시 보수 인터넷신문과 일베, 트위터 등에서 문 대통령과 박범신 작가에 대한 집중적인 비난과 마타도어가 확산됐다.     © 기자뉴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한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박범신 작가의 시 <밀물> 전문을 올리며 "박범신님이 떠나는 양정철님에게 써 보내주었다는 시... 이 시를 블로그에 올림으로 그분에게 감사와 위로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블로거도 이 시에 대해 "자기희생을 감수하며 떠나는 사람에게 바치는 위로의 시"라며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피고 만다."고 격려의 뜻을 표했다. 

 

한 트위트리안도 박범신의 <밀물>을 트위터에 올리며 "박범신 작가가 양정철님에게 보냈다는 <밀물>. 이 시 아닌 시를 받고 양정철님은 눈물을 흘렸다지. 나도 눈물이 난다. 아직 우리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최근 <동아일보>는 박근혜 정권 당시 문화예술위가 각종 지원사업 대상자 선정을 위해 운영하는 심의위원 후보자군에서도 강은교, 박범신, 윤대녕, 은희경, 정여울 씨 등 유명 소설가와 시인 48명이 ‘불온 작가’라는 딱지를 달고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월호 작가 선언, 국정교과서 반대 선언, 문재인 대통령과의 동행 등으로 일베 등 보수세력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박범신 작가에 대한 박근혜 정권 차원의 조직적인 감시와 탄압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25일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곧 출국합니다"라며 약속대로 출국 사실을 알렸다. 그는 "긴 여행, 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고 소회를 전했다.

 

* 마타도어(Matador) :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하여 상대방을 모략하고 내부 진영을 혼란하게 하는 정치적 비밀선전을 말한다. 보통 정치권에서 '흑색선전(黑色宣傳)'의 뜻으로 사용된다. 소의 정수리를 찔러 마지막 숨통을 끊는 투우사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마따도르(Matador)에서 유래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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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26 [10:26]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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