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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녀 시인 "밥을 주세요"
[시인의 마을] 김지녀 시인
 
기자뉴스 기사입력  2017/07/28 [16:55]

[김지녀 시인] 밥을 주세요

 

▲ 김지녀 시인.     ©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 


이 질문에 밥을 주세요 페달이 멈추었어요 새가 울지 않았어요 오후도 아니고 저녁도 아닌 5시 11분엔 밥이 필요해요 천둥이 치는 날엔 다음을 기다려요 소리의 다음, 너의 다음, 하늘의 다음, 다음의 다음,을 기다려요 기다리며 나는 번쩍거려요 우산에 밥을 주세요 보리 현미 콩 수수가 섞이지 않은 하얀 밥을 주세요 용마랜드의 회전목마에 밥을 주어야 해요 서로의 멱살을 잡는 사람들에게 갓 태어난 아기에게 리어카를 몰고 도로를 횡단하는 저 할아버지에게 추억을 주세요 창백한 우리의 영혼에 호호 따뜻한 입김이 불어오게 해 주세요 침묵을 깨워 주세요 도마뱀 꼬리처럼 잘려도 다시 돋는 우리의 수다를 잠재워 주세요 밥은 다 할 수 있어요 주먹처럼 만들어 던져 주세요 높은 담장과 담장 사이로 던져 주세요 따끈따끈 하얀 밥풀이 흩날리는 세상을 다음이라고 말할 수 있게, 밥을 주세요 어둡고 추운 서로의 입속에 한 숟가락의 불이 되도록 페달을 돌려 주세요

 

 

 

▲ 김지녀 시인     ©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

김지녀 시인은 1978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났다. 성신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 [오르골 여인] 외 5편으로 [세계의 문학] 제1회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시소의 감정』(민음사, 2009), 『양들의 사회학』(문학과지성사, 2014)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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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28 [16:55]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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