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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주체역량바꾸려면 하방연대"
30일 서울지하철노조 인문교양강좌,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극장
 
김철관 기자 기사입력  2011/10/01 [18:31]
▲ 30일 저녁 7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서울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극장에서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 주최로 명사초청 교양강좌 첫 번째     ©김철관 기자
서울지하철 노조 차량지부가 주최한 명사 초청강의와 연이은 교수들의 노래가 어우러진 인문교양강좌가 눈길을 끌었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공부다. 살아온 과정,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등을 공부하는 것이다. 인간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그 사회를 진단하고 발전시켜가는 것이 공부다. 그래서 인문학과 공부는 같다. 산다는 것이 공부이고, 공부가 곧 산다는 것이다.”

30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성동구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극장에서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지부장 정연경)가 주최한 ‘조합원·시민과 함께하는 명사초청 인문교양강좌’에서 첫 번째 강연을 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이날 인문학 강연을 한 신영복 교수는 “사람이 사람중심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것이 공부를 하는 의미”라면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로 가는 것이 공부”라고 말했다.
▲ 관객     © 김철관 기자
“공부는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로 다른 사람과 함께 공존해 가는 것이다. 개인의 인격완성이 아니라 사회와의 관계를 만들어내, 한알의 밀알이 나무가 되고 숲이 된 것처럼 숲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공부다. 공부는 갇혀 있는 생각(사고)을 깨뜨리는 것이다. 갇혀있는 문맥을 깨뜨리는 것이다”

그는 “노동자들도 자본가와 같이 욕망의 문맥에 갇혀 있다”면서 “비인간적인 조직성을 가지고 갇혀있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은 가옥인데 집값(자본)으로 생각한다. 학벌도 소득과 사회적 지위를 키우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강고한 사고의 문맥을 깨뜨려야 한다. 갇혀있는 문맥과 틀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지배이데올로기에 포섭돼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제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깨뜨리고 가슴으로 생각할 수 있게 가야한다. 머리로부터 가슴으로 옮아가는 것이 진정한 공부다.”

신 교수는 “공부는 이해와 공존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개인의 열정으로 관리하는 공부는 진정한 공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20년간 감옥생활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과만나면서 그들을 이해하고 공존하게 됐다. 그것만으로 끝나면 공부의 의미는 절반 밖에 안 된다. 이로인해 내 자신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계기가 됐다. 그래서 진정한 공부는 어디서든지 자기의 변화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로 이어지는 자기변화가 진정한 공부다.”

그는 “자기변화가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의 결실을 맺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자기 개인만 변화한다고 진정한 공부가 아니고, 사회소수자, 약자 등과 연대하는 자기변화가 진정한 공부”라고 말했다.
▲ 신영복 석좌교수     © 김철관 기자
그는 맹자와 임금의 일화를 통해 만남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했다.

“신하가 소를 끌고 가고 있었다. 임금이 신하를 보고 소를 어디로 끌고 가냐고 물었다. 신하는 헌정(제사의 제물로 받치기 위해)하기 위해 소를 끌고 간다고 했다. 임금은 소를 놓아주고 양으로 바꾸라고 했다. 맹자가 임금과 대좌한 적이 있었다. 맹자는 왜 소를 양으로 바꿨냐고 물었다. 임금은 불쌍해 바꿨다고 했다. 맹자가 그럼 양은 불쌍하지 않았냐고 재차 물었다. 임금은 소는 봤고, 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임금이 소는 봤기 때문에 죽이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고, 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이 덜 아픈 것이다. 이 일화에서 ‘만남’의 엄청난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이것은 인간관계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라면서 “사회 본질은 인간관계가 지속적으로 작동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조사에서 만남의 신뢰도가 10점 만점에 4.0정도이다”면서 “반의반이 5.0인데 반도 안 되는 4.0의 이상의 사회가 없는 것이 문제다, 만남이 그만큼 허약하기 때문에 비인문학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만남이 허약한 것을 두고 도시과밀 때문이라고들 한다. 인문학적으로 고민한다면 여기에 끝나면 안 된다. 그럼 과밀한 도시는 누가 만들었나를 고민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었다. 도시가 만들어진 것은 자본주의를 효율적으로 감당하기위한 물리적 공간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도시다. 과밀이 낳은 근본적인 차이를 고민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얼굴없는 생산과 얼굴없는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보지 않고 사니까 식품에 유해색소도 넣고, 반사회적 살육이 일어난다. 안보고 죽이고 ,만나지 않으니 죽이는 것이다.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폭탄을 던져 죽인다. 만남이 없는 사회는 엄밀히 말하면 사회가 아니다.”

신 교수는 “근대사회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자기존재성을 배타적으로 키워 나가고 있다”면서 “배타적 경쟁을 무기로 독점, 흡수, 합병 등의 자기 존재성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20세기 식민지 제국주의 전쟁은 일부 패권주의 국가가 지배구조 시각으로 세계질서를 편입해 갔다”면서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도착으로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땅에서 참혹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세계적 통계를 보면 하루에 아사한 어린이가 5만 명이고, 세계 1/3이 1~2달러로 생명을 영위하고 있다”면서 “배타적 경쟁 때문에 일어난 서글픈 우리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 신교수는 '의자를 머리위에 올리고 있는 그림'을 가지고 설명했다.     © 김철관 기자

그는 “의자는 편안하게 앉기 위해 만들었다”면서 “의자를 머리 위에 들고 서 있는 것은 자기가 만든 생산물로부터 소외와 억압이 따르고 있다는, 역설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자기가 뽑아준 사람(정치, 권력 등)들에게 억압을 받고 있는 것과 같다”면서 “권력을 위임해 주고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사람들에게 역전된 삶 자체가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인간의 삶을 바꾸려는 현상은 엄청나게 크고,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은 적은 수이다”면서 “1602년 인조 반정이후부터 우리사회지배체제 권력구조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바꾸려는 주체적 역량이 취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취약한 주체역량을 바꾸려면 하방연대(下方連帶)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체역량의 취약을 극복하려면 하방연대를 해야 한다. 노동자와 비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소외계층, 사회약자, 여성 등 낮은 취약한 역량끼리 하방연대를 해야 한다. 만나는 사람을 깨끗하게 만나야 한다. 공부는 고행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괴로운 일이다. 물처럼 흐르면서 부딪치고 모든 관용을 배워야 한다. 골짜기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 바다를 이루듯 취약한 곳으로부터 하방연대를 해야 한다. 갇혀 있는 문맥을 벗어나 하방연대를 해야 한다.”

이날 신 교수는 시종일관 자신이 직접 그린 컴퓨터 그래픽 그림 화면을 가지고 강의를 해 눈길을 끌었다. 1시간 남짓한 신영복 교수의 강의가 끝나고 성공회대 교수로 이루어진 ‘더 숲 트리오’ 공연이 펼쳐졌다. 

▲ 성공회대 교수로 구성된 통기타 밴드 '더 숲 트리오'가 공연에 앞서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김철관 기자

이들은 공연에 앞서 신영복 교수 강의 내용으로 대화시간을 가졌다. 먼저 박경태 교수는 “소수자 전공을 한 사람으로서 소수자가 하방연대의 중요한 고리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낮은 곳에 있는 노동자, 소수자 등이 강물처럼 흘러 하방연대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창남 교수는 신 교수의 강의 중 문맥에 갇혀 있는 삶의 예로 언어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사고의 힘을 경험하지만 의식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남자고등학교라는 말은 없는데 여자고등학교는 있다. 이것은 힘이 있는 남성시각으로서의 언어 감옥의 예”라고 말했다.

김진업 교수는 “신 교수님의 강연 중에 ‘성찰’ 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성찰과 반성의 의미가 모호하다”면서 “예를 들어 ‘탐욕(욕심)이 많아 줄어야 되겠다’는 생각은 반성이고, ‘탐욕을 왜 했는지에 대한 사고’가 성찰이다”고 말했다.
▲ 성공회대 교수로 구성된 통기타 밴드 \'더 숲 트리오\'가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철관 기자
대화가 끝나고 ‘더 숲 트리오’는 공연을 시작했다. 이들은 ‘뭉게구름’,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것들’ 등 10여곡을 불렀다.

통기타 밴드 ‘더 숲 트리오’는 1980년대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 창립 일원인 김창남 신문방송학과 교수 주도로 사회과학부 김진업, 박경태 교수가 지난 2004년 결성한 포크그룹이다.
 
지난 2009년 가을부터 신영복 교수와 함께 전국 7개 도시를 순회하며 강연콘서트를 한 바 있고, 지난 7월 7~8일에는 전남 고흥 소록도에 가 한센병 환우들을 위한 위문공연을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책 <감옥으로부터 사색> <더불어 숲> <처음처럼> 등으로 잘 알려진 신영복 선생은 성공회대 사회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관객     © 김철관 기자

한편,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는 오는 10월 28일 시민과 함께하는 명사 초청 인문교양강좌 두 번째 강사로 현재 <칼라TV> 대표이고 전 참여정부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의 경력이 있는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로부터 ‘게임으로 배우는 경제학’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는 11월 8일은 과거 스타학원 강사로 연봉 18억을 받은바 있는 이범 씨가 ‘아빠가 꼭 알아야할 교육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지막 인문학 강좌는 오는 12월 13일 서울대 신문학과 출신 개그맨 노정렬 씨가 ‘개그로 풀어보는 뉴스야, 놀자’를 강의한다. 시간은 오후 7시이며,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 조합원이나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강의료는 무료다. 장소는 서울메트로 2호선 왕십리역 2번 출구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극장이다.
▲ 30일 저녁 7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서울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극장에서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 주최로 명사초청 교양강좌 첫 번째 강사로 나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 김철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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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0/01 [18:31]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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