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외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백악관 출입금지? 기로에 선 한국인 기자의 운명
[기자수첩]트럼프 면전 '노벨상 수상' 외쳤다 쫓겨난 한국인기자 이야기2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기사입력  2018/05/17 [02:56]
▲ 2018년 3월 8일 백악관 브리핑룸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백악관을 나와 걸었다. 17가와 펜실베니아 에비뉴에 위치한 코씨(COSI) 카페가 눈에 보였다. 그곳에 들어와 물 한 잔을 들이켰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내 뺨과 몸을 만지면서 현실적 일이 벌어졌음을 느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런 충격도 받지를 못하고 내 심연의 바다로부터 ‘잘했다’는 자찬의 소리가 메아리치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게 있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랄 뿐이었다. 손자병법에서도 최고의 병법은 전쟁하지 않고 적을 이기는 것이 최고의 병법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면서 그 정도의 내 목소리였으면 트럼프 대통령, 펜스 부통령 그리고 수행한 백악관 고위 참모들이 다 들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덕성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데 한반도 비핵화 업적은 노벨 평화상을 안겨 줄 것이기에 그들이 정책적으로 추진할 만하다고 나는 그의 취임 날부터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나는 고요한 마음을 유지한 상태에서 이날 저녁 5시 50분에 백악관의 내 언론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 결정에 찬사를 보내며 미국과 북한이 북핵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기쁘다. 그래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존경하는 마음으로 ‘노벨상 받으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A.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2017년 2월 발표) B. 정유년 새해의 소망 북미 수교다(2017년 1월 발표) C. 북미대화는 외교 관계 수립의 초석(2016년 10월 발표) 등에 관련된 칼럼을 썼다”라고 하면서 이메일에 첨부했다. “백악관 취재허가 승인이 취소된다고 하여도 나는 불평을 일절 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언론인 최초의 백악관 출입 사진기자 겸 저널리스트인 나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대표단이 백악관 Stake Out에서 발표하는 미북 정상회담 수락 관련 취재를 못하고 백악관에서 쫓겨난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코씨 카페에서 스마트폰으로 정의용 안보실장의 특별성명을 보고 있는 나의 감회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고 기쁨의 눈물이 내 마음속에서 강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김 (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브리핑에 감사를 표시하고,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 그리고 전 세계 많은 우방국들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완전하고 단호한 의지를 견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 실장은 역사적인 발표를 하였다. 

 

그러나 그곳에 유일한 한국 언론인 사진기자인 나, 윌리엄 문은 없었다. 한국 국적인 나는 백악관에 들어올 때마다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하여 기도를 드리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솔로몬의 지혜로 북핵도 평화와 외교적으로 해결하길 간절한 소망을 담고 기도를 해왔다. 하지만 미북이 설전을 벌일 때마다 ‘신한국전쟁’이 발생하여 무고한 생명들이 무참히 희생되고 금수강산이 다시 초토화될까 봐 조마조마 했었다.

 

나는 한반도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역할을 모색했다. 그래서 교분 있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의 친구가 아닌 자유민주 경제 체제인 미국의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을 해 왔다. 특히 미 주류 티브이 케빈에게는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후 그에게 미국이 북핵 해결과 외교 관계 수립을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트럼프 참모들에게 그러한 뜻을 말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전쟁 없는 한반도와 관련된 획기적인 발상이 떠올라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후 생각하던 것들을 정리하여 2017년 2월 초, ‘세계 최초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노벨 평화상 수상에 관한 가상 칼럼’을 발표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전 2시 42분경(미국 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석방된 3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을 환영하고 있다.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2018년 3월 8일 저녁 7시 24분. 코씨 카페를 나와 백악관 앞에서 택시를 탔다. 루스벨트 섬 국립공원에 내려 어두컴컴한 밤 산책에 나섰다. 버지니아 지역 포토맥 강변에서 걸으며 바라보는 케네디 센터, 링컨 기념관, 마뉴먼트 등은 백악관에서 쫓겨난 나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난 4여 년 동안 백악관과 대통령 행사,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 등을 쫓아다니며 취재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선 후 계속 백악관 취재가 거부되어 출입을 못 하던 중 지난 2017년 4월 10일 닐 고서치 대법관 취임식 로즈가든 행사 취재가 승인되었는데 백악관 정문 게이트에 도착하여 내 이름을 확인하는데 등재가 되어 있지 않아서 취재를 하지 못했다. 이름을 올리고 백악관 들어간다면 행사가 끝날 것이기에 아쉬웠지만 기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날 이후로부터 백악관을 제집 드나들 듯이 출입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내 일정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백악관을 들어가지 않은 날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2018년 3월 8일 그날 이후 나는 절체절명의 기로의 순간에 다시 섰다. 백악관 출입 완전 금지냐? 아니면 한시적 출입 금지냐? 그것을 알 길이 없는 나는 바로 이튿날 금요일인 3월 9일 백악관 담당자에게 “나의 백악관 취재허가 상태가 취소 또는 불허되었는지 알려 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오전 9시 30분에 답장을 받았다.

 

“대통령이 기자실에 들어왔을 때 모두 다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당신의 이해와 사과에 고맙다. 당신에 대해서 월요일에 재평가하여 그 결과를 알려 주겠다.”

 

나는 백악관 언론 오피스의 이메일에 대하여 즉시 답장을 보냈다. 나의 행동을 가감 없이 솔직히 사실 그대로 표현했다. 

 

“나의 목소리가 그렇게 큰 줄 정말로 몰랐다. 내가 프레스 브리핑 룸 좌측 로고 밑 의자 팔걸이에 올라서서 말할 때 처음이라 브리핑실의 에코(메아리치는 것)에 대해서 잘 몰랐다. 대통령에 대한 최고의 찬사의 말임에도 불구하고 방송 카메라의 녹음을 방해하게 된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 

 

그리고 나는 다음 사실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나는 아마도 세계 최초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노벨 평화상을 받을 것이라고 2017년 2월에 칼럼을 발표했다. 북한의 미북 정상회담 제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한 것에 대하여 경의를 표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하다.”

 

나는 덧붙였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이 성공하기를 기도하며 백악관 언론담당자인 당신의 친절함을 잊지 않겠다.” (계속)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그는 백악관을 취재하는 한국인 인터넷 저널리스트이다.     ©기자뉴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05/17 [02:56]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