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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침해사범 솜방망이 처벌, 이대로 좋은가
 
월드얀뉴스 차효진 기자 기사입력  2012/07/25 [13:52]
[월드얀뉴스] 얼마 전 영화 <건축학개론>의 불법 파일 유출로 피해가 발생하면서 저작물 침해 사범에 관한 처벌이 미약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외화의 경우 저작물이 무분별하게 복제, 유출된 사례가 많았지만 국산 저작물의 경우 피해 규모와 상관없이 소수에 불과한 탓인지 대안과 처벌에 있어서도 보다 강력한 해법이 없어 답보상태 수준에 머물러 왔다. 국내에서 제작한 저작물뿐만 아니라 수입저작물에 관한 피해 역시 국내 업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점에서 저작물 침해 문제는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지난 6월 14일 개봉한 영화 <더 씽>의 경우 올해 1월부터 주요 포털에서 엄청난 양의 불법다운로드가 이루어졌다. 극장 측의 상영거부와 축소 개봉 등으로 수입사는 막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했다.

포커스앤컴퍼니의 박창현 대표는 “P2P 사이트를 통해 여전히 저작권 침해가 이뤄지고 있으며 피해액만 십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웹하드만 50여 개, 개인은 300명이 넘게 ‘더 씽’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진행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처벌은 한 건도 없었다. 개인은 전부 기소유예고 웹하드 역시 무혐의가 대부분이며 처벌은 200만원도 안 되는 벌금형 약식기소가 전부다”고 말했다. 이어 “토렌트 사이트는 아예 처벌할 법적 근거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형사상의 벌칙으로 저작재산권 등의 권리를 침해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저작인격권을 침해해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등록을 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출처 명시를 위반한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청에서 실제 이뤄지는 저작권 침해 사범에 대한 처벌은 매우 미미하다.

포털에 업로드 된 파일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다수에게 파급되는 특성 상 해외에서의 피해 사례 역시 비슷한 경우가 많다. 지난 2009년 개봉한 지 한 달 만에 관객 1천만 명을 동원한 영화 <해운대>는 중국에서 개봉한 지 1주일도 안 되서 길거리에 해적판이 나돌아 충격을 준 바 있다.

영화 상영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국어 자막까지 완벽하게 입힌 DVD는 단돈 900원에 팔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와 국내 모두 저작물 불법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고심은 늘어만 간다.

2001년 할리우드에서 해킹에 의해 <오션스 일레븐>과 <더 원>의 러프컷이 불법 유출돼 인터넷상에 배포됐고, <마이너리피 리포트> 역시 제작노트가 온라인에 삽시간에 퍼진 바 있다. 해커들은 현상소, 후반작업, 프로덕션, 법률 사무소 등 메이저 스튜디오에 비해 보안이 허술한 곳을 공략해 내부 기밀을 해킹하고 연간 수십억에 달하는 피해를 발생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여전히 할리우드의 골칫거리다.

2006년 영국에서는 극장 내 불법 캠코더 촬영 단속을 더욱 엄격하게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스크린 데일리와 BBC 등은 영국의 저작권침해방지연합(Federation Against Copyright Theft, 이하 FACT)이 극장조사원을 각 극장에 배치해 캠코더나 디지털 장비를 이용한 영화 불법 촬영을 집중 단속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피해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철저한 파일 관리로 작품의 흥행을 이끈 사례도 있다. 올해 3월 중국 전역의 2천여 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영화 <만추>는 개봉한 지 두 달 만에 100억여 원의 수익을 올려 역대 한국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 평단의 호평을 받은 것에 비해 큰 성과를 보지 못한 작품이 거둔 이례적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보람 영화사 이주익 대표는 우선 <만추>의 한국개봉이 끝난 이후 영화의 파일을 철저하게 관리한 사실을 흥행성공요인으로 꼽았다. 파일 유출을 우려해 시애틀, 토론토, 베를린 등 큰 영화제에만 작품을 출품했단 사실도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만추가 개봉한 지 2시간이 지나자 각종 웹하드에 업로드 됐고, 또 2시간 뒤에는 중국어 자막까지 떴다”고 말해 불법유출의 심각성을 알렸다.

저작권 침해로 기소된 웹하드는 실소유자가 아닌 제 3자가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형사처벌에 대비하는 경우가 많다. 불법파일의 업로더를 고용해 대가성 금전을 제공하는 사실도 업계 전반에 퍼진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유명인들이 굿 다운로더 캠페인을 펼치면서 저작권에 대한 인식 재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음성적인 다운로드 시장의 성장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의 성장과 문화 콘텐츠의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에서 저작권 피해 사범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저작물 불법 사용에 대한 죄의식을 증발시켜 음성문화의 확산을 증가시킬 뿐이다.

저작권 침해 사범 처벌에 관한 법 개정과 집행규정을 보다 현실적으로 마련해 안전한 콘텐츠 제작과 배급, 저작물의 건전한 이용의 성장을 꾀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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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7/25 [13:52]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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