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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독재정권시절, 노동사건 소설화 했다"
[서평] 이택주 작가의 '늙은 노동자의 노래'
 
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기사입력  2022/07/04 [17:35]

 

▲ 표지     © 기자뉴스


"노동소설이지만 등장한 인물이나 사건 등은 거의 실재이다. 70년 봉제사업장의 폐결핵 문제, 대우자동차 파업농성 주변 얘기, 87년 노동자대투쟁을 보도한 언론의 문제, 제3자 개입의 문제 등 70~80년 군부독재 시절 참담하고 무자비한 노동탄압과 노동대중의 항거를 실록이 아닌 소설로 정리했다."

46년동안 노동현장과 노동조합 활동을 해온 70대 고희(古稀)의 한 노동자가 노동소설을 출판했다.

한국노총 공무원-교원위원회 전문위원인 이택주 작가의 노동소설 <늙은 노동자의 노래>(2022년 6월, 레이비플러스)는 지난 1986년 첫 발간한 이후, 군사정부에 의해 판금조치를 당했고, 36년 만에 개정판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이 책은 저자가 기록한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을 보충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구사대, 회유와 매수, 위장 취업, 파업, 3자개입, 직장 폐쇄, 용공 이적죄, 정보기관 직장 출입, 어용노조 타도 등의 낱말 통해 70~80년대 노동운동의 현실을 직관하게 된다.

  타 공장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고 상급단체 연맹 여성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조위원장을 찾아와 자문을 구했다. 위원장은 노동조합 만드는 절차와 만드는 방법, 노동교육을 했다. 그게 바로 3자 개입에 걸려 해고의 위기에 몰린다.

"당시 노동조합법 12조 2항 3자 개입금지,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나 당해 노동조합 또는 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노동조합의 설립과 해산, 노동조합에의 가입.탈퇴 및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에 관하여 관계 당사자를 조종 선동 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45조의 2항 벌칙, 12조 2항 규정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본문 중에서

당시 노조법 3자 개입금지는 공개적으로 노정간 불씨가 된다.

"노동부는 현행 노동조합법의 제3자 개입금지 규정에 따라 기업 내 당사자인 사업주와 당해 노동조합 이외에 어느 누구도 조합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근로자 측인 한국노총은 근로자의 단결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기 때문에 상급 노동조합단체는 제3자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분문 중에서

노조에서 발행한 신문 형식의 격월간지를 불법으로 단정하고 반정부 집회에서 정부에 대한 격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용공 이적죄로 처벌을 받고, 노조의 격월간지 신문에 정부의 노동관계법 개정 비판과 노조의 정치 참여 기사를 실었다는 이유로 신문 제작은 문공부에 등록을 해야 한다고 사측이 겁박을 한다.

또한 회사 간부들이 정보기관까지 끌어드려 헛소문으로 노조를 협박한다.

 "노동조합 동지여러분, 회사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공갈로 현장을 공포분위기로 몰아넣으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보기관에서 노조간부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 족친다는 위협적인 거짓말을 꾸며되고 있습니다. 회사간부와 감독자들이 노조간부들과 조합원들을 한 사람씩 불러다 놓고 겁주는 얘기를 하여 사기를 저하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는 정보기관을 팔아서 우리에게 공갈 협박을 하는 회사간부들을 고발할 수도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노조 간부들이 구속되고 회사는 직장 폐업을 선언한다. 노조는 야당 당사를 찾아가 직장 폐업 반대 농성에 들어 간다.

"진압복을 입은 경찰들이 야당 당사에 진입해 야당 총재와 국회의원들까지 폭행하면서, 굶어 지친 노동자들을 실신시켜 짐짝처럼 들고 나왔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한명이 창문으로 떨어져 사망했다. 야당 총재가 국회에서 제명되고 '오늘 살면 영원히 죽는 것이고, 오늘 죽으면 영원히 사는 것' 이라는 그의 인터뷰가 신문에 크게 실렸다. 부산과 마산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서울은 용광로가 되었다.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노동자들의 파업이 축제처럼 벌어졌다. 이른바 '서울의 봄'이라는 노동자들의 파업 축제가 한창이었다." - 본문 중에서

노조위원장이 체불상여금을 포기하는 노사합의서를 조합원 몰래 써줬다. '어용노조를 타도하자'는 목소리들이 직장 이곳저곳에서 흘러 나왔다. 조합원이 모여 '상여금 팔아먹은 위원장 물러가라'고 외친다. 그리고 '군인의 노래'를 개사한 '늙은 노동자의 노래'를 부른다.

"나 태어난 이 강산에 노동자 되어, 꽃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 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강산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작업복에 실려간 꽃다운 이내 청춘." 

저자는 노동운동에 대한 갖가지 폭압과 회유에 맞서 당당히 싸운 70~80년대 군부독재시절의 이름 없는 노동투사들에 대한 반성문의 성격으로 개정판을 출판하게 됐다고 서문을 통해 밝혔다.

저자 이택주는 52년 인천 출생으로 1976년 문학지 <경기문예> 단편소설 ‘빈 담배갑’을 통해 문단에 데뷔했다. 76년 부평공단 반도상사노조 활동을 시작으로, 85년 대우자동차노조 파업 농성과 관련해 해고됐다. 노동전문지 <현대노사>에 장편소설 '큰 힘을 주는 조합'을 연재했고, 당시 박찬휘, 김응수라는 필명으로 노동현장 취재 자유기고가로 활동했다. 86년 <실천문학>에 현장소설 '늙은 노동자의 노래'를 발간했으나, 판금 조치를 당했다. 이 소설은 당시 노동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87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회원으로 '4.13호헌'철폐운동을 전개했고, 87년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홍보기획을 담당했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노동특보로 활동했다. 86년 이후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와 서울지역본부, 고무산업노련, 섬유유통노련, 복지사업본부 등에서 일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서울시 노동자권익보호위원 등과 공공서비스노총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도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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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04 [17:35]  최종편집: ⓒ 기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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